나의 성장일기

나의 지병이야기 6 본문

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나의 지병이야기 6

천진 김 2021. 7. 10. 17:03
728x90

내 지병에 관한 여섯 번째 이야기다.
오늘 주말에 시간을 내서 아내와 미용실을 가면서 나의 지병에 관해 생각이 났다.
그 지병의 이름은 '미루기 병'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에서 다루어졌던 것인데 성공하는 사람들은 시간을 사용하면서 급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한다고 한다.
그렇듯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들을 맞이 한다.
이 네가지 일들을 얼마나 적절하게 배분해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알면서도 잘하지 못하는 이면에는 '미루기 병'이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나의 경우도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 중에 바로 처리해버리면 좋은 일을 뒤로 미루어두고 결국에는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간혹 창고를 정리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급하고 중요한 일도 아니기에 매번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며 불편해 정리를 해야지 하면서도 그날이 되면 이 병이 발병해서 뒤로 미루고 하지 않는다.
그리곤 다시 물건을 찾을 때는 지난번 정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망을 한다.
오늘도 아내가 미용실에 예약을 하고 오전에 이러저러한 일들을 처리하다보니 집에서 나가기가 싫다며 다음 주에 할까라고 물었다.
내가 그래라고 대답하면 우리는 이 미루기 병에 빠져서 다음주로 넘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뒤로 미루고 다시 할 수 있다면 별일은 없지만 그때 일이 생기면 지난주에 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후회를 하게 된다.
이 '미루기 병'은 자신에게 후회라는 아픔을 가지게 만든다.
이 병의 결과가 단순한 후회로 마무리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가끔은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기도 한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는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렇지만 미리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삶의 경험으로 잘 안다.
결과를 알지 못하면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니 선 듯 무언가를 미루지 않고 해 놓는다는 것이 보통의 의지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나에게 이 지병이 있는 이유는 생각으로는 준비해야 한다는 말은 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 해야 하지만 뒤로 미루어 놓치는 일이 많았다.
이 병이 내게는 좋지 않은 습관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 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을 처리해야 미루어 한 번에 일의 포화를 만나지 않는다.
나의 이 지병은 나도 모르게 다른 지병을 발병하는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미루기 병'은 시나브로 자신을 갉아먹는 병인 것 같다.

'색다른 즐거움 > 그냥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지병이야기 7  (0) 2021.07.12
쉬어가는 페이지  (0) 2021.07.11
나의 지병이야기 5  (0) 2021.07.09
나의 지병이야기 4  (0) 2021.07.08
나의 지병이야기 3  (0)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