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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양치기 소년

천진 김 2021. 7. 16.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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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에는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해서 신뢰를 잃고 가진 양들을 늑대에게 잃어버리는 양치기 소년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반복되는 거짓을 듣게 되면 상대를 신뢰하지 못한다.
그래서 상대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친구나 동료일 경우는 상대를 떠나면 되지만 직장의 상사라면 어떴게 해야 하는 것일까?
신뢰를 주지 못하는 상사와 함께하면서 기다려야 하는지 아니면 미련 없이 다른 곳으로 직장을 옮겨야 하는 것인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요즘 '또라이 불변의 법칙'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직장에 또라이가 있어서 이직하고 나니 그곳에도 미친놈이 있더라는 말이다.
계속되는 희망고문을 견디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인지 다른 미친놈을 만나더라도 신뢰할 수 없는 상사를 버리고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50대인 나의 젊은 시절이라면 버티고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세대에서는 과거의 생각이 정답이 아닐지도 모르기에 섣불리 결정을 할 수가 없다.
아직 어린 나이기에 다른 기회가 많을 수도 있지만 본인의 선택이 아닌 부모의 선택에 따르면 후회할지도 모르기에 조언을 하기도 조심스럽다.
부모로서 이런 상황이 가슴 아프다.
아들에게 결정을 맡기기도 그렇고 내가 결정하고 싶어도 대안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온 것인가?
아들을 객관적으로 보아왔고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고 진이 박히게 얘기해왔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때마다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짐을 느낀다.
그래도 아들이 결정하게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나는 후회 없는 결정을 하도록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해보려 노력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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