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일기

향수 본문

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향수

천진 김 2024. 5. 13. 09:02
728x90

내가 살던 중랑천은 식수원이었다.
한 여름 뙤약볕에 삼삼오오 멱을 감기도 했다.
가지런히 옷은 개켜놓고 맨몸에 물에 뛰어든다.

물장구치고 물싸움하던 아해들은
놀면서도 귀를 쫑끝 세웠다.
저멀리 작대기를 들고 뛰어오는 아저씨
소리소리 지르며 아해들을 쫒아낸다.

내가 살던 중랑천은 식수원이었다.
이제는 그 맑던 물에 물고기는 사는지도 모른다.
멱감는 아해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됐다.

사람들이 조금씩 무너트리는 자연은
내 추억도 그렇게 멀어지게 했다.

'색다른 즐거움 > 그냥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창을 닫다.  (0) 2024.05.23
나비  (0) 2024.05.14
탄식  (0) 2024.05.13
비 갠 뒤  (0) 2024.05.13
두근대는 내 마음  (0)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