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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주는 힘/2021년 독서록

그러라 그래

천진 김 2021. 10. 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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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일백 스물 다섯번째 책

 

그러라 그래

양희은 에세이

저자   양희은

출판   김영사 | 2021.4.12.

 

 


'그러라 그래' 나는 이 말이 좋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상대를 신경쓰면서 조바심을 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나의 모든 행동이나 말에 다른 사람의 평가를 귀기울이고 일희일비하기도 했다.

간혹 나쁜말을 들으면 잘못된 것이 아님에도 잘못한 것처럼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다 타인의 신경을 조금씩 잊고자 노력하다보니 나에게 뭐라고하면 '그러라 그래'라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편안해 졌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타인의 평가가 다를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리 잡으면서 나의 일상이 너그러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은 아니지만 관계에 얽매여 자신의 조이며 사는 것은 더더욱 아닌 것 같다.

내가 편안해야 남의 사정도 봐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봄꽃을 닮은 젊은이들은 자기가 젊고 예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를 것이다. 나도 젊은 날에는 몰랐다. 그걸 안다면 젊음이 아니지. 자신이 예쁘고 빛났었다는 것을 알 때쯤 이미 젊음은 떠나고 곁에 없다.
_〈찬란한 봄꽃 그늘에 주눅이 든다〉(21p)

살아서 얽힌 마음들을 채 풀지 못하고 떠나면 남은 사람의 후회는 끔찍하단다. ‘왜 그 말을 안 했을까? 사랑한다고 왜 말 못 했나’ 하는 후회들이 마음을 갉아먹는단다. 후회가 남지 않는 헤어짐은 이 세상에 없는 것일까?
_〈죽기 전에 필요한 용기〉(52p)

왜 상처는 훈장이 되지 못하는 걸까? 살면서 뜻하지 않게 겪었던 아픔들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런 흉도 없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제 겪은 만큼’이란 말이 있다.
_〈감춰진 상처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138p)

고단한 짐을 지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내 노래가 지친 어깨 위에 얹어지는 따뜻한 손바닥만큼의 무게, 딱 그만큼의 위로라면 좋겠다. 토닥여줄 줄도 잘 모르지만, ”나도 그거 알아“ 하며 내려앉는 손. 그런 손 무게만큼의 노래이고 싶다.
_〈사연을 읽는 이유〉(156p)

꾸밈없고 기본이 탄탄한 담백한 냉면 같은 사람이 분명 있다. 자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솔직한 사람, 어떤 경우에도 음색을 변조하지 않는 사람, 그런 심지 깊은 아름다운 사람.
_〈냉면 같은 사람〉(184p)

난 그저 나이고 싶다. 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노랫말과 그 사람의 실지 생활이 동떨어지지 않는 가수. 꾸밈없이 솔직하게 노래 불렀고 삶고 그러했던 사람.
_〈노래와 삶이 다르지 않았던 사람〉(24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