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신사업동력
- 부부관계
- 사소한차이
- 트랜스휴머니즘
- 4차산업혁명
- 엄마는강하다
- 홀로파는사람
- 제임스 클리어
- 오십세
- 김훈
- 습관
- 성과에 대한 보상
- 빚탈출
- 이타주의자
- 성공한자의 발걸음
- 오블완
- 좋은 기분
- 인생관
- 사소한 차이
- 4차 산업혁명
- 빌러비드
- 곰돌이 푸#행복#책
- 부부갈등관리
- 힐링
- 토니모리슨
- 자기계발
- 티스토리챌린지
- 인생지침서
- 인생경영
- 인생설명서
- Today
- Total
나의 성장일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본문
2021년 일백 칠십 두 번째 책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원태연 필사시집
출판 북로그컴퍼니 | 2020.11.10.
내 마음을 다 드러내는 게
수치이자 사치로 느껴지는 요즘,
사랑의 모든 감정이 민낯 그대로 담겨 있어 더욱 빛나는 원태연의 시
원태연 시인은 말한다. 18년 만에 시를 쓰는 마음이 꼭 군기가 바짝 든 이등병의 심정과 같았다고. 다른 건 좀 못해도 그냥 그렇게 인정하며 살아갈 수 있지만, 시만큼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시의 부정은 원태연 존재 자체의 부정이기에 그는 잔뜩 긴장한 채 펜을 잡고 다시 시를 썼다. 그래서일까. 18년 만에 그가 새로 쓴 시들은 이전 시들과 확연히 다르다. 단어 하나까지 조심스럽고 한층 더 섬세하다.
너는 내 거울이야, 내 마음의 거울. 나는 너를 만나고 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거든. 너는 나랑 비슷한 사람이니까 이해할 수 있을 거야. 큰 소리로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기분이 안 좋아지면 양치를 하는 것도, 북적거리는 곳에 오래 있지 못하는 것도, 사람들이 다 잠든 밤을 좋아하는 것도, 그래서 너한테 날 보여주고 싶은데 그게 이렇게 힘들다. 사실 난 나를 잘 모르거든…… 그래서 니가 날 좀 읽어줬으면 좋겠어……//천천히/오래오래/또박또박, 또박.
- 48쪽 〈사랑이란 2〉
사실 원태연은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으로 유명한 시인이었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그 즉시 종이에 옮겨 쓴 듯한 시. 그게 그의 매력이자 특징이었다.
너를 예를 들어
남을 위로할 때가 올까 봐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 봐
- 30쪽 〈두려워〉
니가 내 취미였나 봐
너 하나 잃어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 72쪽 〈취미〉
18년이 지나는 동안 원태연 시의 겉모습은 조금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그의 시는 과거와 같은 감정선에서 독자의 마음을 들쑤신다. 원태연 시에는 우리가 사랑하며 겪는 모든 감정들이 거짓 하나 없이 민낯 그대로 담겨 있다.
사랑은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고, 여전히 원태연은 그걸 가장 솔직하게 표현하는 시인이다. 상대에게 내 마음을 다 드러내는 게 수치이자 사치로 느껴지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원태연의 시는 더욱 빛이 난다. 마음이 어지러운 날, 원태연의 시를 읽고 필사하자. 감추기에 급급했던, 그래서 채 아물지 못했던 사랑의 온갖 기쁨과 슬픔이 가슴속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것이다.
감성적인 캘리그라피와 삽화로
시에 흠뻑 취하는 경험을 선사하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 그런 날에는 필사시집만 한 게 없다. 시를 읽으며 마음에 귀 기울이고, 필사하며 몸에 집중하다 보면 잡념은 사라지고 오로지 시의 언어만이 머릿속을 헤엄친다.
읽고 쓰는 것만으로도 좋은 원태연 필사시집에 이 시대 최고의 감성 캘리...그라퍼 배정애와 따뜻한 하루의 기억을 그리는 삽화가 히조가 참여했다. 글씨와 삽화는 원태연 시의 또 다른 형태가 되어 시 몰입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캘리그라피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삽화를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의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재미는 파트별로 마련된 ‘시인의 필사’ 코너이다. 원태연 시인이 직접 필사한 〈알아!〉 〈욕심 2〉 〈우주 미아〉 〈그림자의 하루〉가 수록되어 있어, 책 한 권에 시인과 독자의 필사가 함께 담기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