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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오늘 : 비 갠 후의 하루

천진 김 2024. 5. 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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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하고 맑은 하늘이 너무 보기 좋았다.

이틀 동안 몸 안에 알코올을 제공했더니 아침이 힘들었는데 비가 그치고 나타난 하늘은 너무 깨끗했다.

파란 하늘에 선명한 구름 사이로 강한 태양이 작렬했다.

이런 하늘을 올려다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걸어서 출근하면서 얻는 행복 중 하나이다.

어제 내리 비로 대기의 먼지마저도 깨끗이 씻긴 것 같다.

오늘은 새벽 세시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하루를 시작했다.

엄청 긴 하루가 펼쳐질 것인데 맑은 하늘이 피곤함도 가져가는 듯했다.

버스를 타고 사무실 근처의 정류장에 내리면 나를 반기는 것이 또 있다.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정류장 화단에 심어져 있는 두 그루의 장미 나무에 빨갛게 꽃을 피어 내고 있다.

며칠 전부터 피기 시작한 장미꽃을 바라보기만 했었다.

지난번 아주머니가 좋아라 하면서 사진을 찍으셨다.

그때는 함께 찍는 것이 어색해 쳐다보기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러다 오늘은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이뻐서 사진을 찍었다.

물기를 머금은 꽃과 잎이 촉촉하고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꽃을 보면 점점 기분이 좋아진다.

젊다는 건 그 자체 만으로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젊음이 부럽다고 말하는 나이가 되었다.

젊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아름다움이 중년이 되어서 느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만은 젊음을 유지하려 하지만 어쩔 땐 그것마저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과 몸이 함께하지 않을 때마다 처절하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운동을 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라는 기사를 봤을 때 시선이 갔던 것 같다.

나도 아침마다 조금씩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더 나이가 들더라도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혼자 움직일 수 없게 된다면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폐가 되는 일이다.

핑계를 대며 멀리하고 있는 작은 것들을 조금씩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차가 없어지니 걷는 일이 많아졌고 다리에 근육이 붙기 시작했다.

편리한 것이 때로는 나를 망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걸으며 주어지는 행복에 감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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