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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오늘 : 올림픽 태권도

천진 김 2024. 8. 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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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경기의 방송을 보느라 저녁이면 바쁘다.

양궁에서는 5 종목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고 다른 종목에서도 의외의 금메달이 나와서 목표했던 금메달의 개수를 초과했다고 한다.

오늘은 태권도 종목이 진행 중이다.

경기를 보면서 어린 시절 태권도를 배울 때 기억이 났다.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를 배우러 다녔다.

처음 배울 때는 흰색 띠를 도복에 두르고 시간이 지나면 노란색띠를 두르게 된다.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되어서 새로운 띠를 사야 한다는 게 아까우셨던 아버지는 흰색띠에 노란 색소를 입혀 건네주셨다.

그때는 그것이 정말 창피했었다.

이후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갈 때는 새로운 띠를 사주셨다.

경기를 보니 처음 나갔던 시합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처음 나간 대회에서 나는 동메달을 얻었다.

보호대가 넉넉하던 시절이 아니어서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돌아가며 착용을 해야 했다.

같은 체급이 아니더라도 체격이 비슷한 아이가 먼저 입으면 다음 아이는 조금 큰 보호대를 착용해야 하기도 했다.

4강 전에 같은 도장에 있는 아이와 경기를 하게 되었다.

그 아이에게는 딱 맞는 보호대가 주어졌는데 나에게는 한 치수 큰 보호대가 지급되었다.

시작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들기 시작하자 다리가 보호대를 이기지 못하고 올라가지 못했다.

태권도는 다리를 들어 상대의 얼굴을 쳐야 점수가 높게 나오는데 나는 다리가 올라가지 않고 상대 아이는 내 얼굴을 가격하는 일이 많아졌다.

시합 전 연습 경기를 할 때는 상대조차되지 않던 아이였는데 대회 경기에서는 나에게 약점이 주어진 듯 경기를 하고 결국 지고 말았다.

너무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경기 전 보호대가 너무 크다고 얘기를 하고 바꾸어 달라고 했다면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것이다.

나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 힘이 있을 때 발차기를 하면서 큰 보호대를 이기고 올라가는 다리를 생각하며 오만했던 것이다.

나의 첫 대회가 그렇게 마지막 대회가 되었다.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태권도를 그만두었다.

맹수는 자신보다 약한 동물을 사냥할 때도 최선을 다하고 최적의 상황이 올 때까지 숨죽여 기다린다.

나는 어려서 그 이치를 몰랐던 것이다.

아들은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그런 오만은 아들의 시합에서도 나타나지는 경험을 주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이었는지 들어가서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태권도 시합을 나가게 되었다.

아들을 데리러 갔는데 마지막으로 경기를 한다고 아들의 사범님은 말했다.

경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같은 학년이 아닌 두 살이 많은 여자아이와 시합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때 아들의 상대를 바꾸어 달라고 말해야 했는데 여자라고 해서 그냥 두었다.

상대가 여자라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이었던 것이다.

경기는 상대도 되지 않고 패했다.

아들은 울먹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상대를 바꾸어 달라고 했다면 그래서 비슷한 친구와 경기를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그랬다면 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상대를 얕잡아보는 오만이 남기는 상처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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