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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7편

천진 김 2024. 7. 2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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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다 조금 늦게 글을 적는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아파트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한 지도 한 달이 되어 간다.

빠지지 않고 매일 가려는 마음을 가지고 퇴근하면 바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첫 주에는 몸에 휴식을 부여한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운동을 갔다.

그러다 두 번째 주부터 약속이라는 복병을 만나서 하루 이틀 운동을 가지 못하는 날이 생겼다.

약속이 있는 전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약속을 가자는 마음을 갖지만 아침이면 일으켜지지 않는 몸에 화를 내기만 했다.

그런 낙심이 자주 발생하면 운동을 그만두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약속으로 운동을 가지 못하는 날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휴식을 주는 날이라고 마음을 바꿨다.

그러니 마음이 편해지고 약속이 없는 날에는 꼭 운동을 가게 되었다.

헬스장에 가서 뭐 대단한 목표를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십 중반을 넘어 시작한 운동이라 무리하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생기고 더 할 수 없을 것 같아 천천히 낮은 강도로 여러 번의 운동을 하고 있다.

헬스장에 가면 다양한 입주민들이 저마다의 운동을 한다.

젊은 아가씨는 유튜브를 틀어 놓고 설명해 주는 운동 방식으로 운동을 한다,

어느 아주머니는 모든 운동기구를 조금씩 돌아가면서 하기도 한다.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지는 러닝머신에 올라 천천히 오래도록 걸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한다.

간혹 건장한 몸을 가진 젊은 친구가 앞에서 운동을 하고 가면 부럽기도 하다.

다만, 그 친구가 운동을 하고 간 뒤에 나는 힐긋힐긋 주변을 돌아보며 무게에 꽂혀있는 고정핀을 살며시 뽑아 더 낮은 무게에 꽂는다.

창피한 것은 아닌데 왜 그런지는 모른다.

아마도 남자가 가지고 있는 상대에 대한 우월감이 무너지는 것 같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젊은 친구들에게는 조금 덜 부끄럽지만 비슷한 나이 때 남자가 그렇게 해놓고 갈 때는 부끄럽다.

오랫동안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으니 더 건강하고 힘이 있는 것이고 나는 운동을 처음 하는 것이니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왠지 경쟁심이 발동하는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삶을 살아간다.

이 속담은 그런 우리에게 자신의 위치를 바로 알고 분수를 지키며 천천히 가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내 운동량이 적은데도 오래 운동한 비슷한 또래의 남자가 더 높은 무게를 든다고 따라 한다면 오히려 근육에 무리가 가고 병이 날 것이다.

나는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했다.

몇 년 전 유튜브에서 100일 동안 팔 굽혀 펴기 100회를 매일 하면 몸이 단단해지고 좋아진다고 해서 따라 해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열 개를 하는데도 버거웠고 힘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시도를 하면서 한 번에 백개를 할 수 있는 힘이 붙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쇄골 근처에서 아프다는 신호가 왔다.

유튜브에 100일 운동을 안내하던 젊은 친구들을 따라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 같았다.

조금씩 한 번에 하는 횟수를 늘려 왔지만 한 번에 100회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 때 시도해 보니 가능했고 그날부터 진행한 것인데 내 마음과 다르게 몸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몸이 신호를 보내와도 100일을 완수하기는 했지만 쇄골 근육이 아파서 한 동안 운동을 쉬어야 했다.

이 번에 운동을 시작하면서 되도록 무리를 하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할 수 있다는 마음보다는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해 천천히 가려고 한다.

팔 굽혀 펴기를 할 때처럼 조금씩 나눠서 가다 보면 한 번에 할 수 있는 순간이 또 올 것이고 그때의 실수를 되새겨 몸에게 귀 기울이면 더 오래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하는 운동은 앞으로 더 나이 들었을 때 나를 지탱해 줄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무리해서 몸에 피해를 주기보다 몸이 적응하는 운동을 지향해야 한다.

어느 책에선가 '젊을 때 몸을 돌보는 이유는 늙어서 아프지 않기 위해서다.'라는 글을 읽었다.

또 '9988234'라는 구호도 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이, 삼일 아프고 죽자.'라는 말이란다.

이제는 100세 시대를 넘어 110세의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나의 건강을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이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한 지금의 배려가 아닐까 한다.

일정 때문에 운동을 건너 띄더라도 안달하지 말고 내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매일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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