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일기

춘추전국이야기. 6: 제자백가의 위대한 논쟁 본문

독서가 주는 힘/2020년 독서록

춘추전국이야기. 6: 제자백가의 위대한 논쟁

천진 김 2020. 12. 31. 11:49
728x90

2020년 일백 쉰 두번째 책

춘추전국이야기. 6: 제자백가의 위대한 논쟁

저자  공원국

출판  위즈덤하우스 | 2017.10.20.

 

 

 


무려 2,50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제자백가는 이른바 동양사상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거의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단순한 원형 이상이다. 거의 20세기 초반까지 동양사상은 제자백가의 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21세기인 지금, 사회주의를 겪은 중국에서나마 공자나 묵자는 다시 살아나고 있지 않은가? 비록 그들의 학설이 오늘날의 세분화된 분과학문처럼 세련되지 못하다 할지라도, 그들의 넓은 시야와 진지함은 시간일 지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_ 12쪽, 〈책머리에〉 중에서

제자백가가 이야기하는 다스림의 근본에 관한 쟁점은 많았지만 결국 군주의 권한과 그 권한을 행사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 요지다. 법가 측의 주장은 명백하다. 군주와 신하는 상하의 주종관계이며, 또 군주는 본심을 숨기고 신하를 감시ㆍ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순자가 통렬히 반박했듯이 숨김과 감시ㆍ통제는 상하의 단결을 해칠 수 있다. 또한 플라톤이 지적했듯이 통치권을 감당할 수 없는 한 군주에게 권한이 집중될 경우 국가가 파멸할 수도 있다. 필자는 《관자》에서 절충의 단서를 찾았다. 물론 국가의 수장은 위세를 갖추어야 하고, 자신의 권한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가는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에 그 수장은 개인의 수양을 멈출 수 없다. 또한 군대를 움직여야 하기에 사안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_104쪽, 〈제1장 다스림의 근본〉 중에서

공자는 법을 기준으로 하면 상하의 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자산은 법만이 나라를 구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시대에 들어서면 모든 나라가 변법, 즉 법제의 개혁에 골몰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함이었다. 제자백가가 이 흐름을 놓쳤을 리가 없다. 법은 질서를 유지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이익을 분배하는 기준이었기 때문에 법을 둘러싼 당사자들 사이의 투쟁은 격렬할 수밖에 없었다. _108쪽, 〈제2장 법치와 질서, 경제, 전쟁〉 중에서

예의 본질이라 하니 혹자는 조선시대의 예송 논쟁과 같이 실상과 떨어진 케케묵은 고담준론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국시대의 예론은 역사와 현실의 직접적인 반영이다. 여기서는 사회 전반의 첨예한 문제들이 예를 중심으로 부딪친다. 묵자를 필두로 한 개혁파는 “당신들이 말하는 예란 차별과 착취를 고착화시키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하고, 순자를 필두로 한 보수파는 “예가 없으면 질서가 무너지고, 질서가 무너지면 일반 백성이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라고 반격한다. 예론은 말로 된 계급 투쟁이다. _178쪽, 〈제3장 전국시대의 계급투쟁, 묵자와 순자의 예 논쟁〉 중에서

맹자가 묵자를 공격한 이유는 묵자가 산 사람에 대한 연민은 넘치지만 죽은 사람에 대한 연민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 사람에 관한 한 맹자의 마음 씀은 묵자의 겸애론과 다를 바 없다. 묵자는 ‘다 같이 아끼자’ 하고 맹자는 ‘다 같이 즐기자’ 하...지만, 다 같이[兼]는 똑같다.
_ 255쪽, 〈제3장 전국시대의 계급투쟁, 묵자와 순자의 예 논쟁〉 중에서

장자는 오늘날 흔히 무위자연을 누리는 신선 같은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맹렬한 투사였다. 그는 전국시대 전체와 맞선 휴머니스트이자 중국사 전반에 걸쳐 모든 제국주의에 맞선 생명주의자였다. 급기야 오늘날 그의 사상은 중국이라는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적인 보편성을 얻었다. _ 260쪽, 〈제4장 장자, 절대적 평등을 부르짖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