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좋은 기분
- 오십세
- 엄마는강하다
- 티스토리챌린지
- 트랜스휴머니즘
- 이타주의자
- 4차 산업혁명
- 힐링
- 부부관계
- 빌러비드
- 신사업동력
- 사소한 차이
- 제임스 클리어
- 사소한차이
- 성공한자의 발걸음
- 토니모리슨
- 곰돌이 푸#행복#책
- 인생설명서
- 습관
- 인생경영
- 자기계발
- 오블완
- 인생지침서
- 성과에 대한 보상
- 홀로파는사람
- 빚탈출
- 부부갈등관리
- 김훈
- 인생관
- 4차산업혁명
- Today
- Total
나의 성장일기
옷소매 붉은 끝동 본문
옷소매 붉은 끝동
강미강 장편소설
저자 강미강
출판 청어람 | 2022.6.17.
책 속으로
그의 첫인상은 혜빈의 첫인상만큼이나 예상과 달랐다. 존귀한 국본이라기에 눈이라도 한 쌍 더 달려 있나 싶었는데 의외로 평범했다. 키는 덕임과 비슷했고, 또래보다 길쭉한 팔다리는 몸통에 얌전히 붙어있었다. 눈치껏 흘끔 살펴본 얼굴도 특별한 구석은 없었다. 눈썹은 짙었고 코는 우뚝했다. 그리고 속으로 삭이는 울화라도 있는지 입술은 앙다물고 있었다.
다만 눈만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짙은 밤색이었다. 그리고 고을서 덕임과 어울려 놀던 사내애들과는 전혀 달랐다. 깊고 여물기가 꼭 어른의 것과 같았다.
“학문에만 너무 골몰하는 것 같아 놀이 친구를 데려왔다.”
혜빈이 말했다.
“……궁녀이옵니까?”
딱 한 마디를 툭 던지며 그가 덕임을 보았다. 그 시선에선 흥미나 호의가 요만큼도 느껴지질 않았다. 어째 예감이 썩 좋지 않았다.
“소자는 소환과도 어울리지 않는데 궁녀라니요.”
아니나 다를까, 동궁은 효심 어린 말투로도 용케 싫은 티를 팍팍 냈다.
“이제 막 궐에 들어온 아이라 재미있을 것이다.”
혜빈은 장난감을 내미는 양 덕임을 동궁에게 떠밀었다.
“한번 어울려 보아라. 어미의 명이다.”
그는 차마 토를 못 달고 부루퉁한 표정만 지었다.
두 아이를 정자에 덩그러니 남겨놓고 혜빈은 멀찍이 비켜섰다. 덕분에 덕임은 태어난 이래 가장 어색한 순간을 맞이했다.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웃전을 의식하며, 적대감만 내뿜는 낯선 소년과 마주하였으니 실로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록 동궁은 입을 열지 않았다. 버티다 보면 누군가가 이 끔찍한 자리를 끝내 주리라 믿는지,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덕임을 빤히 보기만 했다.
“어, 저기, 간단하게 놀이라도 하시겠사옵니까?”
'독서가 주는 힘 > 2023년 독서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0) | 2023.11.29 |
---|---|
공부란 무엇인가 (0) | 2023.11.29 |
모든 삶은 흐른다 (0) | 2023.11.29 |
시작의 기술 (0) | 2023.11.29 |
오십이 앞으로 어떻게 살거냐고 물었다 (0) | 2023.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