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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장일기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2편 본문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운동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의지가 수그러들지 몰라 운동복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었습니다.
습관에 관련된 책에서 어느 유명한 무용가의 얘기를 보았습니다.
매일 새벽 연습을 하기 위해 새벽 다섯 시에 택시가 도착하게 했답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가야 하기 때문에 지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여자 연예인은 아침 운동을 빼먹지 않으려 운동복을 입고 잠을 잔다고도 했습니다.
그 정도의 열정이 제게 필요하지만 조금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보이는 곳에 운동복을 두기로 했습니다.
너무 큰 열정과 목표를 부여해서 지치는 것보다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운동복을 갈아입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지난번에는 하체 운동을 했고 오늘은 상체 운동을 할 차례다.
하체는 꾸준히 걷는 운동을 해서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었지만 상체는 다른 문제다.
한동한 발굽혀 펴기 100개를 매일 시도해 본 적이 있다.
근육이 버텨내지 못하고 가슴뼈 주변의 근육통으로 그만두었다.
이후로 그 부위가 가끔 힘을 사용하면 아파 올 때가 있다.
내 운동 루틴은 별 것이 없다.
먼저 러닝머신에 올라 천천히 걷다 빠르게 걷고 잠시 뛴다.
다시 빠르게 걷고 천천히 걷는 것을 10분간 반복한다.
그래도 여름이라 충분한 땀을 흘린다.
처음이라 호흡도 가쁘고 힘이 들기도 한다.
러닝머신을 끝내고 근력 운동을 하기 위해 기구를 살폈다.
하체 운동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낯익은 기구들이었다.
하체 운동 당시 무게를 선택하는데 곤란했던 기억을 교훈 삼아 25킬로로 시작했다.
하체 운동과 마찬가지로 15회 두 번으로 했다.
상체는 하체와 다르게 더 빨리 힘들다는 신호가 왔다.
한참 운동을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을 데리고 와 기구를 만지작 거렸다.
헬스장이 생겼으니 조금 통통한 딸에게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려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지도 운동기구를 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단순히 기구니 어떻게 하는 것인지 설명이 되어 있으리라 생가한 듯했다.
공원에 정부에서 설치한 기구들에는 운동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서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 아버지는 헬스장 기구에도 그렇게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딸을 데리고 왔는데 덩그러니 기구만 있으니 당황한 모습이었다.
직관적으로 당기면 되는 기구들이지만 잘못하면 다칠 수 있기에 어떡해야 하나 망설였다.
내가 오랜 헬스 경력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가르쳐 줄 정도의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고민을 잠시 했다.
그래도 운동을 가르치려는 아버지의 마음과 내 딸 같은 마음에 내가 배웠던 운동 방법으로 기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었다.
참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던 것 같다.
그분은 고맙다는 말을 했지만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별 것도 아닌 사람이 잘난 체를 하면서 딸아이 앞에서 자신의 무지를 보여준 것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 같다.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니 그분께 정말 죄송하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강사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어느 정도 골프를 치게 되면 연습장에서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는 심리가 생긴다고 했다.
그때 한 번 더 참으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나는 그 바보 같은 심리를 다스리지 못한 것이다.
부녀는 헬스장을 잠시 둘러보고 그대로 떠났다.
나는 다시 러닝머신에 올라 운동을 했다.
바로 옆에서 무섭게 달리는 분은 나와 비슷한 연배였다.
내가 걷다가 뛰다가를 반복하면서 10분에도 숨을 몰아쉬고 땀을 뻘뻘 흘리는데 그분은 30분이 넘도록 달리고 있었다.
공자 앞에서 인을 논한 것이다.
내 운동을 마무리하고 헬스장을 나왔다.
오랜만에 팔 근육에 힘을 들여서 쑤시고 아파왔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남들이 보기에는 운동으로 얼굴색이 변한 것이라 보이지만 그 안에 창피함이 숨어 있는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자신이 잘못하는 것은 세상에 딱 세명은 안다고 한다.
하늘과 땅 그리고 자신이다.
적어도 한 명, 자신은 알고 있다.
호의라고 생각한 일이 상대에게는 호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내 잘못을 깨달으라고 상체의 근육이 성을 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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