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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오늘 : 정신 6/19

천진 김 2024. 6.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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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신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오전에 연세 지긋하신 어머님께서 객장을 방문하셨다.

어제도 방문해 출금을 해 가셨는데 다시 오신 것이다.

통장과 신분증을 어디다 두었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집에 없어서 오셨다는 것이다.

손에는 재발급으로 수명을 다한 신분증이 네개나 들려 있었다.

힘없는 목소리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울먹이셨다.

지나번 사무실에도 비슷한 어머님이 있으셨다.

매번 통장과 신분증을 잃어버렸다고 객장에 오셨다.

아들이 훔쳐간 것이라고 성을 내시며 눈물을 떨구기도 하셨다.

다시 한 번 집에가서 잘 찾아보시고 그래도 없으면 다시 오시라고 한다.

그러면 어김없이 통장과 신분증을 찾아 오시곤 했다.

오늘 오신 어머님께도 다시 한 번 집에서 천천히 찾아 보시라고 하고 들어가시게 했다.

나이들어 가면서 속상한 것은 기억을 잃어 가는 것 같다.

자신을 점점 초라하게 만드는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생생하던 정신이 조금씩 흐려지면서 무언가를 자꾸 잃어버리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다.

건망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심각한 상황이기에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내 주변의 삶의 흔적이 전부 지워지는 것은 아닌지 무섭기도 할 것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는 고령의 고객이 많이 방문한다.

몸의 불편해진 고객이나 정신이 조금씩 아득해지는 분들도 있다.

세상이 급변해 노인들이 따라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많다.

손 글씨를 써서 한던 일들이나 말로서 하던 일들이 이제는 네모난 컴퓨터라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으면 힘들어졌다.

손에 힘이 빠져서 글씨도 힘들어 졌는데 보이지도 않는 작은 글씨의 화면은 접근하기가 더 어렵다.

간혹 어려워진 상황에 화를 내기도 하신다.

그래도 지금은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하소연하듯 성을 낼 수 있지만 앞으로는 기계에게 속절없이 하소연을 늘어 놓아야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노인은 세상의 변화를 쫓아가기에는 늦었다고 본다.

나도 한 단계 빠른 것을 쫓기에 바쁜데 서너 단계를 쫓아야하는 고령의 어른들은 어떻겠는가 말이다.

그런 세상에서 기억은 조금씩 떠나가고 있는 현실이니 환장할 노릇이다.

꽉 붙들어 놓고 싶지만 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부모님을 뵙는 것처럼 도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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