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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오늘 : 소나기

천진 김 2024. 7.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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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할 때 하늘은 서서히 먹구름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는데 하늘이 검게 물들어가는 것에 걱정이 됐다.

뚜벅이 인생에겐 갑작스러운 소나기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었기에 우산을 준비하지 못했다.

이 상황에서 소나기가 내린다면 꼼짝없이 비 맞은 생쥐 꼴이 될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때 맞춰 도착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는 중에도 검게 물드는 하늘이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차를 가지고 다닐 때는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우스웠다.

다행히 집 근처에 도착할 때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다.

한 번 갈아타야 하는 버스를 그대로 타고 와서 집까지는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가는 빗방울이 손등에 떨어졌다.

비가 내리려는 것이다.

나는 잰걸음을 걷기 시작했고 마음이 급해졌다.

천천히 걸으며 가던 길을 재촉해 걸은 것이다.

내 뒤로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아가씨는 우산을 꺼내 들고 천천히 뒤 따라오고 있었다.

걱정하던 비는 집에 도착할 때까지 내리지 않았다.

비를 맞아도 된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걸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공수표를 날리고 괜한 걱정만 하게 한 것이다.

어차피 굵은 소나기가 내렸다면 속절없이 젖었을 것이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빠르게 달린다고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잠시 멈추어 그치기를 기다리거나 맞아야 한다.

조금 하게 서두르느라 놓치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맑은 하늘을 뒤덮어오는 비구름의 웅장함을 만끽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세상은 대비하지 못하는데 닥쳐오는 불행도 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추어 떠나기를 기다리거나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도 없고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기에 담담히 받아들이고 수습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소나기가 내렸고 비를 맞았다면 허탈하게 웃으며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면 되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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