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일기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본문

독서가 주는 힘/2020년 독서록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천진 김 2020. 2. 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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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열 여섯번째 책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야매 득도 에세이

저자   하완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  2018.4.23.


읽기를 고민 했던 책 중에 한 권이다.
2019년 한 해를 강타했던 베스트셀러 였는데 손에 잡히지 않은 책이었다.
나는 나름 열심히 세상을 살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인 책 제목이 나의 인생관에 위배되는 것 같아 선뜻 읽을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무척이나 궁금했던 책이기에 집어들었다.
아니 새로운 기술인 인공지능 오디오북에 자신을 내 맡겼다.
읽기를 잘한 것 같다.
우리는 모두들 세상을 열심히 살고 있다.
저자는 그런데 왜 결과는 다 다를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열심히 사는데도 결과는 변변치 않은 것에 나도 항상 불만이었다.
그런다고 저자처럼 지금의 직장을 떠나기에는 나는 나이가 많이 들었고 두려움이 너무 많다.
저자의 말처럼 열정이 가득해 나의 열정을 직장에 저당잡힌 것은 아니다.
그리고 나도 놀고싶은 마음이 너무 많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휴식을 꿈 꿀것이다. 그런데도 쉬지 못하는 것은 무서운 돈이라는 자본의 굴레에 빠져있기 때문이리라.
나 또한 자본의 굴레에 매달려 챗바퀴를 돌리듯 노예의 삶을 살고 있다.
직장인의 대부분은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꿈꾸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은퇴 후에도 다시 일을 시작한다.
나는 은퇴 후 여유로운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아내에게 말하니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느정도의 돈을 가져야 은퇴 후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저자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문제로 얘기하는 듯하다.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돈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욕심이 가져오는 여유의 크기가 삶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리라.
남들과 비교함으로써 가져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 것이고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 내 삶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이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그래도 지금은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 나의 현실이다.
저자의 생각이 다른 길이 있음을 얘기해주었으나 작금의 나의 현실 앞에서는 동경하는 삶이 되는 것이 자못 안쓰럽다.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다.
저자가 열심히 살뻔 했다고 자조하는 것이 열심히 살지 말라는 것은 아닐것이다.
남들을 따라 똑같은 생각과 똑같은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의 맹점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이 정답인 것처럼 따라하면서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왜 저사람은 성공하는 데 나는 못하는거지하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히곤 하는 것이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로드맵이 결코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라고 말한다.
내가 선택하는 것에 다른이의 관점을 가져다 잘잘못을 따지지 말라.
어떤 선택을 하던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해 앞으로 전진해 나가면 그 결과에 만족할 수 있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스스로 선택하고 결과에 만족하라는 것이다.
저자도 자신의 선택을 믿고 회사를 그만두고 필요한 만큼의 돈만 벌고 만족했기에 자신 나름대로의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미래의 결과를 위해 현재의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삶이 있을 뿐이다.
자신의 느낌에 충실해라. 그리고 졸꾸해라..
결과는 얻는 것이 아니라 과정 중에 얻어지는 열매라는 것을 기억하라.

열정도 닳는다. 함부로 쓰다 보면 정말 써야 할 때 쓰지 못하게 된다. 언젠가는 열정을 쏟을 일이 찾아올 테고 그때를 위해서 열정을 아껴야 한다. 그러니까 억지로 열정을 가지려 애쓰지 말자. 그리고 내 열정은 내가 알아서 하게 가만 놔뒀으면 좋겠다.
강요하지 말고, 뺏어 가지 좀 마라. 좀.
「내 열정은 누굴 위해 쓰고 있는 걸까」 본문 36쪽

그동안 남들이 가리키는 것에 큰 의문과 반항을 품고 살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도 않았다. 나는 항상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였고, 그들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려고 애써왔다. 잘 안 됐지만 말이다. 사실 가능하면 ‘인생 매뉴얼’에 맞춰 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내가 이 나이에 정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내가 욕망하며 좇은 것들은 모두 남들이 가리켰던 것이다.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게 부끄럽다.
「마이 웨이」 본문 39쪽

현명한 포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 노력과 시간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더라도 과감히 버릴 줄 아는 용기. 실패했음에도 새로운 것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
현명한 포기는 끝까지 버티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체념이나 힘들면 그냥 포기해버리는 의지박약과는 다르다. 적절한 시기에 아직 더 가볼 수 있음에도 용기를 내어 그만두는 것이다. 왜? 그렇게 하 는 것이 이익이니까. 인생에도 손절매가 필요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작은 손해에서 그칠 일이 큰 손해로 이어진다. 무작정 버티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지금 우리에겐 노력보다 용기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모하지만 도전하는 용기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포기할 줄 아는 용기 말이다.
「아이 캔 두 잇」 본문 55쪽

가끔은 인생에 묻고 싶어진다. 왜 이렇게 끝도 없이 문제들을 던져주냐고. 풀어도 풀어도 끝도 없고, 답도 없다. 이쯤 되니 인생이 하나의 농담처럼 느껴진다. 정답 없는 수수께끼 같은 농담 말이다.
농담을 걸어온다면 농담으로 받아쳐주자.
심각할 필요 없다. 매번 진지할 필요도 없다. 답을 찾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농담을 못 받아치고 심각하게 대답하는 것처럼 센스 없게 살고 싶지 않다.
내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고 현실은 궁상맞지만 과거처럼 비관적으로 반응하지 않겠다. 이건 '답'이 아니라 '리액션'이 중요한 시험이니까. 내 리액션은 괜찮은 걸까?
「인생은 수수께끼」 본문 79쪽

열심히 살지 않는다는 건 일을 안 하거나 돈을 벌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은 노는 게 좋아서 노는 것에 집중하고 있지만, 난 일하고 돈을 벌 것이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그래야만 한다.
단, '열심히'의 논리 때문에 내 시간과 열정을
부당하게... 착취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아직 위로는 필요 없습니다」 본문 107쪽

우리 사회는 정답이 정해져 있다. 그 길로 안 가면 손가락질 받는다.
애초에 꿈을 꾸지 못하게 한 것도, 꿈을 꾸며 조금만 다른 길로 가려 하면 온갖 태클을 거는 것도 어른들이었다.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그랬다. 이런 분위기에서 꿈을 꾸라니요? 꿈꾸지 말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왜 꿈이 없냐니요?
그런 이유로 꿈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대한민국에서 꿈을 꾼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기 때문에……. 꿈을 가지라는 것이 ‘도전 정신’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스펙'을 강요하는 건 아닐지 염려스럽다. 그래서 함부로 그 말을 못 하겠다.
「꿈 같은 소리 하고 앉아 있네」 본문 176쪽

내가 원래 좀 느려.
나는 예전부터 그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버렸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숨기지 않고 말하고 다녔다. 신기한 건 주변 사람들이 이래라저래라 잔소리하거나 한심해하지 않고 내 느린 속도를 인정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런 반응을 보면서 나 역시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함보다는 천천히 간다는 여유로움이 생겼다. 단골 막걸리 집에서 주인장의 느린 손을 탓하지 않고 기다리는 시간을 즐겼던 것처럼…….
「느려도 괜찮아」 본문 223쪽

나는 내 삶을 더 사랑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몇 천 번이라도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 생각이다.
내가 내 인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내 인생을 사랑해준단 말인가.
꿈꾸던 대로 되지 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끌어안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관점의 차이다.
'꿩 대신 닭'이라고 하면 뭔가 덜 좋은 걸 얻은 것 같지만 '꿩 대신 치킨'이라고 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치킨은 사랑이니까. 당장이라도 맥주 캔을 따고 싶을 만큼 흥분된다. 지금 우리의 삶은 닭이 아니라 치킨이다.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쩌다 이런 어른이 됐습니다만」 본문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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