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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하루의 일상

천진 김 2020. 8. 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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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는 내 인생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에 관해서 그리고 그날의 생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매일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내 인생의 좋은 습관을 만들겠다는 미명 아래 세 가지의 목표를 세웠다.

물론 원대한 목표는 아니지만 작은 습관 성공이 큰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많은 책의 결과물로서 나도 실천을 약속하고 목표를 정했다.

그중 하나가 하루에 두줄 이상의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매일 새로운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나의 자만이었다.

막상 하루의 마감을 하면서 핸드폰의 글쓰기 앱을 열면 머릿속이 하얘지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기가 다반사였고 막상 글을 시작하더라도 집중하지 못하고 글의 논점이 우왕좌왕하고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무언가 잘 써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하면서 뽐내기 위한 글을 쓰고 되지도 않는 나만의 논리를 보편적인 것인 양 써 내려가는 나를 볼 때마다 우습기 그지없었다.

그냥 나를 나타내는 것이면 족하고 당시의 감정과 현실에 충실하면 되는데 돼먹지 않게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글을 쓰려하는 모습이 가당치 않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제는 나에게 충실한 글을 써보려 한다.

때론 자이 비판이 될 수도 있고 때론 자가당착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지금의 내가 얼마만큼 성장하는지 하루하루를 기록해보고 싶을 뿐이다.

누군가가 보고 웃음 지을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의 나에게는 행복한 하루가 될 수도 있는 이 순간의 기록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하루의 시작이 늘 그렇지만 일어나기 싫은 무의식과 일어나야 한다는 자의식의 싸움에서 갈등한다.

그래도 요즘은 스마트폰 앱이 좋아져서 알람을 끄기 위해서는 어쩔 수없이 몸을 일으켜야 한다.

아침 출근을 준비해야 하지만 내일까지는 휴가 중이기에 꼭 정해놓은 시간에 일어나지 않아도 되지만 몸을 일으켰다.

나 자신과 약속을 했고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습관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기에 휴일과 휴가 중에도 일어나 다시 잠을 청할지언정 반드시 몸을 일으켰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장마는 오늘도 어김없이 비를 뿌리고 있다.

간혹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햇님이 잠시 얼굴을 비추기는 하지만 그것도 잠시 구름은 해를 가리고 비를 흩뿌린다.

눅눅하고 습한 날씨에 기분도 축 가라앉고 휴가 중에 어디한 곳 갈 곳도 없다는 것이 답답하기는 하지만 재정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래도 비가 계속 내리니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책을 붙들고 천천히 읽어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남은 가족들은 거실에 모여 티브이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내게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오늘 하루 동안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많은 비에 이재민이 발생하고 물살에 휘말려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사람들도 나오는데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오늘도 딸아이와 아내는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 살찐다고 말리고 어지러 논 방을 치우지 않는다고 큰소리를 낸다.

아내의 큰소리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조금은 딸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아내가 잘못한다는 말이 아니고 항상 타이밍이 문제고 그때 만다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딸아이는 치우려고 했는데 엄마가 무작정 화부터 낸다고 말하고 아내는 바로바로 치우면 될 것을 그렇게 하지 않아서 눈에 거슬리게 된다고 말한다.

나와 아내의 갈등 중에도 그런 이유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뒤돌아 생각해보면 아내의 말이 대부분 맞기도 한다.

나 또한 제자리에 두지 않는 습관 때문에 찾지 못하는 물건도 많았고 어머님이 항상 치워주셨기에 불편한 줄 몰랐기에 굳어져 버렸던 것이다.

그런 나의 모습이 딸아이에게 투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될 때마다 부끄럽기도 하고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티격 거리면서도 웃으며 마무리된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하루를 곱씹어보면 우리 가족에게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가 사는 세상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뉴스는 전한다.

불행한 일들도 많고 즐거운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그렇지만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어디선가는 희열을 느끼고 어디서는 슬픔에 잠겨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하루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이 행복이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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