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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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주는 힘/2019년 독서록

처신

천진 김 2019. 11. 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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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백 두번째 책


처신 
 나의 진가를 드러내는 힘

저자   이남훈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  2014.11.27.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처지를 포지셔닝하면서 살아간다.

자녀, 누군가의 배우자, 친구, 직장동료, 부모 등으로 말이다.

많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바꾸어 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고 인생을 설계해가는 자신의 가치일 것이다.

무엇이 자신의 가치를 타인에게 들려주는 것이고 알게해주는 것일까를 고민하게 해준 책이다.

내가 직장에서 지금껏 배척해왔던 몇몇의 가치에 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나는 나 자신의 열정과 능력으로 중용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그리고 최대한 그것을 지키려고 실천해왔다.

저자가 말하는 바대로 이런 나의 모습은 어느 선까지의 성장을 거두어 냈지만 그 이상으로 전진하지는 못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이 책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깨우치게 해주었다.

내가 배척했던 가치인 사내정치, 아부, 복종 등이 가장 높은 지위에 도달하기에는 필요한 것이고 그것이 반드시 배척해야할 만큼 나쁜 가치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저자는 아부를 국어사전에서 명명하는 나쁜쪽의 내용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아부를 생활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연인이 이쁘게 화장을 하고 이쁘냐고 물어오는데 이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쁘다고 말한다.' 이런 것이 아부라고 저자는 말한다.

나의 이득을 위해 사사로이 하는 아부가 아닌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들기 위해 하는 아부로 관계를 좋게 만들라는 얘기이다.

상사는 자신의 뜻을 알고 복종하는 사람은 좋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금 생각해보면 나는 누군가 한사람에게 무조건 복종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누구의 편이 된다는 것은 자칫 나의 길을 잃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내가 모시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직장에서 생활했는데 그것이 나의 상사에게는 저녀석은 온전히 내편이라는 생각을 주지 않기에 곁을 두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생각을 바꾸지는 못할 것 같다.

나 한사람의 영달을 위해서 50년 가까이 지켜왔던 나의 가치가 잘못된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내가 살아온 인생 전부를 부정해야 하는 일이기에 망설여 진다.

누군가에게 끌어 올려지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에게 충성을 다하려는 나의 처신이다.

삼국지 내내 주군을 바꾸어 가면서도 생존했던   처럼 말이다.



<퍼옴 버드나무 블로그>

1장 맥락, 변화는 다르게 보기에서 시작된다

이상한 상사가 아니라 기준이 다른 상사다

"상대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을 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어떤 일을 부끄러워한다면 그 사실을 잊어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행동을 하면서 '내가 너무 이기적이지 않은가'라는 고민을 한다면 대의명분을 내세워서 자신감을 갖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 상대가 무언가를 할지 말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면 '그리 나쁜 일이 아니니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야 한다. 만약 자신이 설정한 높은 이상을 스스로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 이상은 이러저러해서 틀린 것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실행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말해야 한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한비는 "유형에 맞추어 대하라"는 조언을 한다. 그런데 이 말을 오해하면 자칫 '어차피 이렇게 말하나 저렇게 말하나 실체는 없는 것이니 그냥 상사에게 입에 발린 말이나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비의 말은 본질적으로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게 '안정감'을 선사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21page)

결국 상대의 유형을 파악한다는 것은 빠른 시간 안에 역린의 스타일과 그가 가진 괴로움의 강도를 알아내고 그것을 건드리지 않으며 안정감을 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22page)

인정하자, 상사가 느끼는 권력의 맛

권력의 맛을 가장 압축적으로 느끼는 사람은 갑자기 높은 직급으로 급상승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이다.

말 그대로 '초고속 승진'을 한 사람일수록 현격한 지위의 상승과 함께 권력의 맛을 느기게 마련이다.(31page)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사가 느끼는 권력의 맛에 초를 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점이다. 핵심적인 키워드는 '우선권'이다.(34page)

가장 먼저 명심할 것은 '상사와 있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인사하지 말라'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 노련한 간부급 사원들의 경우 자신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절대로 다른 사람과 인사도 하지 않고 아는 사람이 있어도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집중해야 할 때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시끌벅적 술잔이 오가는 회식 자리에서는 더욱 중요하다.(35page)

더불어 상사가 어떤 일에 대해서 케어를 해 주겠다고 하면 기꺼이 이를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36page)

마지막으로 상사가 지시할 때 다른 상사의 선 지시를 변명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36page)

이 모든 것은 '우선권'이라는 단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상사와 있을 떄, 지금은 당신만 바라보고 있다고, 여기서는 당신의 이야기가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상사가 느낄 수 있도로 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귀찮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치피 권력은 '그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자리의 것'이다.(37page)

직장 내에서도 '노는 물'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

회사는 실무만 잘하다고 해서 다가 아니라는 그런 느낌? 실무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윗사람들은 나름대로 판단을 하는 것 같아요. '이놈은 그냥 실무 판에만 계속 있을 놈', '이놈은 실무보다는 좀 다른 능력을 키워서 임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놈'으로 말이죠."(42page)

회사 내에서의 약진은 '승풍파랑'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먼 곳까지 불어 나가는 바람을 타고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어야만 자신의 또 다른 꿈을 이룰 수 있다. 하물며 불어오는 바람을 외면하고 거친 파도에서도 눈을 돌리는 사람이 어떻게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 비록 지금 몸은 '현역의 포지션'에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생각과 포부만큼은 다른 차원으로 가 있어야 한다.(44page)

아부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직장 생활은 평생 힘 들어진다

아부와 관련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부'라는 말 자체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함정을 벗어나는 것이다.(48page)

타인과 정신적 교감을 하고 그것에 주파수를 맞추어 주는 것, 그리고 비록 사실은 아닐지언정 함께 공감을 표현하는 것이 아부라면 우리는 회사를 벗어나서도 너무나도 많은 일상의 시간들을 아부와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50page)

물론 당신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아부만으로 직장 생활을 연명하는 꼴이 보기 싫고, 나는 결코 그런 부류에 속하고 싶지 않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당신에게 실력이 없으니 아부의 능력을 키워 보라는 것이 아니다. 실력이 있을수록, 더 자신만만하고 정당할수록 아부의 능력을 키우라는 것이다. 상대를 기만하거나 악의적으로 속이는 부류가 아니라면 '아부'라고 불리는 교감과 소통, 그리고 존중의 능력은 분명 당신의 실력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53page)

직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언의 '시점과 조건'이 중요하다

결국 관건은 현명한 직언을 하기 위한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 직언은 상사가 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상사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전달하는 기술이 동반되어야 한다.(60page)

개인적인 공격이 포함된 직언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사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부작용을 부를 뿐이다.(63page)

다음으로 명심할 것은 직언에 있어서 '상사의 개인적 욕심'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64page)

사실 직언이라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설득이라고 할 수 있다. 직언을 하는 부하가 자신의 생각을 말함으로써 그것에 상사를 동조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진 행위다. 이러한 설득에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상대로 하여금 '이 설득을 받아들이면 나에게도 이익이 있겠군!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68page)

먹히는 직언의 마지막 요소는 직언을 하기 이전에 상사와 '스킨십에 가까운 소통'을 충분히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냥 소통이 아니다. 업무 이외의 부분까지 아우르며 서로 어느 정도의 친밀감과 신뢰가 쌓여 있는 '스킨십+소통'이 전제되어야 한다.(68page)

직언을 하는 부하는 상사로부터 '회사에 관심도 있고 자신에게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는 반면, 직언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면 그저 '일을 하는 부하'일 뿐이다. 직언을 포함한 그 모든 상사에 대한 조언은 상사를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나를 살리는 일이라는 것, 그리고 이를 통해 상사의 브레인이 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69page)

능력에 대한 착각, 협업도 결국 혼자 하는 일이다

직장인의 능력에는 협업 능력도 포함되어야 한다. 맡은 업무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 '자신의 능력+협업의 능력=자신의 능력'이다. 이 공식을 반대로 적용해 보면 '자신의 능력-협업의 능력=자신의 무능력'이다. 자신의 능력은 동일할지라도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71page)

항우가 협업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 선택한 방법은 '자기 스스로 나서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법은 겉으로는 협업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것이 순조롭지 못할 때에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일을 진행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73page)

압박을 할 때 중요한 첫 번째 방법은 방휼지갱, 즉 위기의식을 불어넣는 것이다.(74page)

"일단 협업이 안 될 때는 혼자서 끙끙거릴 필요가 없어요. 만약 특정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면 협조가 안 되는 부분을 빼고 완료해서 바로 상사에게 보고를 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원래의 마감일 이전에 이 보고서를 올려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당신은 만반의 준비가 되었고, 문제는 협조가 안 되었던 것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상사가 나서서 카운터 파트너에게 협조를 구해 달라고 할 수 있고, 그쪽 상사와 협의를 할 수 있습니다."(76page)

2장 자충수, 최소한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

비밀과 막수유, 그리고 각별함

사실 포커스는 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눈여겨보는 것은 두 사람의 친밀감이 아니라 '둘만의 비밀이 만들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에 있다.(107page)

사람들이 비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비밀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있겠지만, 자신이 그 비밀을 몰랐을 때 입게 될지도 모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생존의 방편이기도 하다. 당신의 팀 내에서 당신이 모르는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불안하지 않겠는가? 알고 싶지 않겠는가?

결국 당신이 친한 직장 동료와 맺고 있는 '각별한 사이'는 이렇듯 순수한 애초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비밀이 생성되는데 일조를 하게 되고 그것이 주변으로부터 막수유의 혐의를 받으면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109page)

당신이 중간 단계를 뛰어넘는 보고를 요구받았을 때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다이렉트 보고가 중간 단계의 상사에게 꽤나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사실이다. 보고에서 제외된 중간 단계의 상사는 자신이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사실로 인해 큰 허탈감과 좌절감을 맛보기 때문이다.(114page)

이처럼 곤란한 상황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처신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이싸. 첫 번째는 중간 단계를 배제한 다이렉트 보고를 해야 하는 당신의 처지를 바로 위의 직속 상사가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될 때는 당신은 빠진 채 두 사람을 싸움판에 끌어들여 직접 싸우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방법이다.(117page)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직장 내 많은 상사들의 마음도 조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마치 내가 가장 소중한 사람처럼 행동해 달라는 것, 심지어 '죽으라고 하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부하'가 되어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함께 가 달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희생양이 필요할 때 잠시나마 좀 희생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많은 상사들이 부하에게 바라는 것이 '능력보다는 충성심'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149-150page)

담판, 그 낭만적이지만 허망한 솔루션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은 담판의 정서는 곧 낭만의 정서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예술의 한 사조인 낭만주의는 '꿈이나 공상의 세계를 동경하고 감상적인 정서를 중시하는 취향'을 의미한다. 담판은 바로 이러한 낭만주의에 속해 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쌓여 온 감정이나 오해가 순식간에 풀릴 것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낭만적인 생각이며, 상대방이 당신의 생각을 당신이 원하는 방향대로만 해석할 것이라는 것도 낭만적인 생각이다.(153page)

"담판을 할 때 가장 큰 문제는 이제까지 애매모호하던 문제를 너무 명백하게 만들어 버린다는 거에요. 나는 그 부분이 서운하다, 당신도 이런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바로 이런 것이 상사의 마음에 팍 각인이 된다는 거죠. 물론 이런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 상사의 마음에는 '저 자식이 나한테 서운했단 말이지?'라는 인시을 심어 주게 되죠." (156page)

담판은 기본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가지고 있는 무엇인가를 포기한다는 것을 전제한다. 물론 이는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담판을 성공적으로 매듭짓기 위해서는 각자가 가진 것을 포기하고, 또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한다. 즉, 포기할 것이 많을수록 얻는 것도 많다는 이야기다.(157page)

사내에서 누군가와 상의를 할 때 상대방을 선택하는 법

회사의 리스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철저하게 개인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당신의 주장이 당신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지를 차단함으로써 이야기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과 논의하는 것이 그 결과를 보장하지 못하듯, 자신의 이해관계가 녹아 있는 주장은 듣는 이에게 신뢰성을 주기가 힘들다.(169page)

3장 호구, 입장 바꿔 생각하면 반드시 이기는 포지셔닝

뛰어난 실력자가 말하는 '어리바리 콘셉트'의 직장 생활

누군가에게 남이 모르길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혹여 그것을 알아차렸다 하더라도 그저 모르는 척해 주자.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총명함을 자랑할 필요는 없다. 타인의 마음속으로 지나치게 깊이 들어간다는 것은 타인으로 하여금 당신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든다.(182page)

나를 감추고 우리를 내세우는 것, 나의 공로보다는 동료들과 함께한 과정을 자주 말하는 것이 자신을 뒤로 물리고 감추는 효과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182page)

자신의 똑똑함을 감추는 것, 그 누군가를 위협할 수도 있는 날선 능력을 감추는 것은 타인들이 발산하는 욕망의 힘을 활용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얻는다는 의미일 것이다.(183page)

사과를 할 때는 개처럼 하라

상사나 동료가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은 일단 '잘못이나 실수'를 했다는 팩트를 전제로 한다. 그 잘못의 크기가 어느 정도가 되었든 상관없다.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든, 혹은 내가 잘못을 뒤집어썼든 간에 분명 상대방에게는 나에 대한 '혐의'가 있기 때문에 화를 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최대한 빨리 상황을 정리하고 더 이상의 불똥이 다른 데로 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사과라는 것은 묘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비록 나의 자존심이 일시적으로는 구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오히려 그 실수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내 주변의 균열을 사전에 막아 주는 단단한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188-189page)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감동'의 조건

문제는 감동이란 억지로 만들어 내기 힘들거니와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는 데 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감동의 비밀은 비교적 단순하다. 예술적인 차원의 감동은 다른 문제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감동은 이 한 가지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바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203page)

숨기고 거꾸로 말하는 상사들의 부하 판단법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한다는 것은 이미 그 직원에 대해 어느 정도 부정적인 판단을 내린 뒤의 일이다. 아직 상사로부터 이런 종류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면 상사가 당신을 좋은 방향으로 판단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228page)

협지법이란 '자신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안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고 부하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229page)

도언법이란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해서 상대방의 심리를 꿰뚫는 방법'이다.(230page)

"일단 부하가 할 수 있는 역량이 5라면 한 7~8을 던져 줍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야, 난 너만 믿는다', '이거 안 되면 나 짤린다'라며 압박을 팍팍 주는 거죠. 그런데 정말 제가 아무 믿는 구석도 없이 그냥 마음 놓고 있을까요? 전혀 그렇지 않죠. 아마 이런 경우리면 거의 대부분의 상사들이 대비책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비상 상황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외부 업체에도 미리 시간을 조율해 놓죠."

부하가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기면서 말하지 않으니 협지법이고, 외부 업체를 미리 알아 놓았으면서도 "너만 믿는다"고 하니 도언법이다. 물론 이는 일을 원활하게 시키기 위한 나름의 전술이기도 하지만, 상사는 이렇게 부하가 자신의 역량을 벗어나는 일을 맡게 되었을 때 과연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 보자.

"사실 평소에는 직원들 간의 업무 능력에 대한 차이가 거의 보이지 않아요. 이미 회사에서 채용을 하는 단계에서 그러한 업무 능력이나 가능성에 대해 어느 정도 기준을 잡고 시작하니까요. 그래서 일을 할 때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저 친구는 엄청 뛰어난 실력을 가졌어'라는 느낌을 거의 못 받는 거죠. 거기다가 또 대부분 다 사글사글하게 잘 하니까 평상시에는 누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가 없어요. 검증할 방법이 전혀 없는 거죠. 그런데 이렇게 자신의 역량을 뛰어넘어야 하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확실하게 구분을 할 수 있어요. 어떤 친구는 고민 끝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의 역량을 한 단계 더 키우는 반면에 또 어떤 친구는 마감을 3일 남겨두고 '죄송합니다, 저는 못하겠어요'라고 말하거든요. 상사의 입장이라면 후자의 친구는 어떤 방법을 써서든지 자를 수밖에 없어요."

상사가 당신을 판단하는 또 다른 방법은 바로 비상 상황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앞에서 소개한 협지법이나 도언법 역시 모두 '비상 상황의 조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231-232page)

따라서 부하인 당신이 경계해야 할 특별한 상황, 자기 자신이 판단 받을 수도 있는 유력한 시점은 이렇게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위급·비상 상황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역량의 한계'를 돌파해 나가는 능력이다. 결국 비상 상황을 조성한다는 것도 이러한 능력을 판단해 보기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32page)

상사가 당신을 판단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은 바로 '상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신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라는 것이다. 상사는 아랫사람에게 한편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상사 역시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순간이 상사가 가장 예민할 때이며, 또 앙칼진 눈으로 후배를 판단하려는 시기이기도 하다는 점이다.(233page)

천재적인 타짜와 사기꾼, 대국에서 이기는 국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상대방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는 것이다.

심리전에서 주도권을 쥐려면 다른 그 무엇보다 공포심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희망은 그 사람에게 환상을 심어줄 순 있지만 어떤 결정을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공포는 상대방을 반드시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

진정한 승리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공포를 극복하고 타인의 공포를 볼 수 있어야 한다.(237page)

4장 불퇴전, 때로는 후퇴가 불가능한 싸움도 있다

기회가 시작되는 존재감의 첫 징검다리

일단 존재감을 가지고 싶다면 욕심부터 버려야 한다. 뭐든지 다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이미 자신의 존재감을 흐리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존재감이란 특정 분야에 관한 필요성이 제기될 때 반드시 그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는 성질의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각 자체를 사사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상사는 일을 진두지휘하고 관리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보는 경향이 있다. 그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본다면 자신이 현재 어느 정도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키워 나가야 할 분야가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다.

존재감은 이른바 활로라고 할 수도 있다. 평범한 길로 가면 평범한 과정을 거쳐 평범한 결론에 다다를 뿐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특화된 길을 가면 그 분야에서는 자신만의 특화된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자신의 사회적 생명력을 연장시키는 활로, 그것이 바로 특화된 존재감이기도 하다.(253page)

싸움을 결심했을 때 꼭 알아야 할 것, 궤도와 모공이라는 본질

최고의 위치에 오른 지금 그가 내린 결론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은 없다. 오로지 싸워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자병법>에 나오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손무는 그 모든 전쟁의 기술을 아우르는 본질을 다음의 단 한문장으로 이렇게 요약했다.

"병법이란 궤도이며, 전쟁에서는 모공이 중요하고, 성벽을 공격하는 공성은 최하위다."

여기에서 말하는 궤도란 '남을 속이는 수단'이며, 모공이란 '모략으로 하는 공격'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손무는 '전쟁에서 이기는 최고의 공격법은 남을 속이면서 모략으로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피를 보면서 무력으로 부딪치는 것은 최하위의 싸움이며, 만약 싸우지않고 이기려거든 "속이고 왜곡하고 편법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니까 궤도와 모략은 싸움을 하다가 수세에 몰렸을 때 어쩔 수 없이 쓰는 비겁한 수단이 아니라, 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반드시 써야 하는 병법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배워 온 도덕은 다르게 말한다. 때문에 문제가 생겨 싸움을 하더라도 이렇게 남을 속이고 모략을 하는 것이 양심에 걸릴지도 모른다. 싸움에 임할 때는 정정당당해야 하고 그래야만 내가 싸움에서 이기든 지든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대단히 순진한 것이다. 그 이유는 '당신이 싸움에 나서기로 결심하던 그 순간'을 상기한다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누군가와 갈등을 빚는다고 해서 처음부터 싸움을 거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가 생기고 충돌이 발생하면 우선 대화로 해결하려고 한다. 상대에게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제시하기도 하고 사실 관계를 따져서 오해를 풀려고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도저히 이건 아니야. 저런 사람하고는 싸우는 수밖에 없어'라고 마음먹는 시점이 온다. 그 시점이란 상대방이 당신에 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거나 당신을 비방할 때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이미 싸움은 '궤도와 모략'으로 인해 촉발된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신 혼자 정정당당하게 싸움에 임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말에는 그저 상대에게 피해를 입은 만큼 되돌려주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누군가와 맞붙을 때는 최고의 공격 무기를 고르라는 뜻이기도 하다. 기관총으로 공격을 해 오는 이에게 화살로 맞서서는 백전백패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따위는 애초에 없으며,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은 궤도와 모략뿐이다.(257-259page)

후배에게 일을 못 시키는 우울한 상사에 대해

어떤 경우는 상사가 소심해서, 어떤 경우는 부하를 다루는 방법을 몰라서, 또 때로는 부하의 반발이 두렵거나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이런 일이 생긴다. 그래서 고작 생각해 낸 것이 전보다 더 친절하게 대하거나 혹은 일부러 위엄과 권위를 갖춰서 군기를 잡아 보려는 시도 등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방법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직장은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행복한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직급으로만 되지 않는 때, 명령을 명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정치력'이다.

정치란 원래 '나라를 다스린다'는 의미지만, 한편으로는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고 행사하는 활동'을 뜻하기도 한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업무에 필요한 일정한 권력을 주기 때문에 일단 '권력의 획득' 문제는 해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것은 '유지 및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권력을 제대로 유지하고 써먹지 못한다면 아무리 회사가 권력을 부여해 주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많든 적든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지키는 것은 개인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회사가 부여해 준 권력에 대한 예의이기도 한다.

우선적으로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부하와의 트러블이 당신의 인격이나 능력 때문에 야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265-266page)

한비는 일단 '당신이 부릴 수 없는 부하는 당신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다. 부하에 대한 이러한 개념 정립은 '왜 쟤는 내 부하인데도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지?'라는 당신의 지속적인 고민을 일거에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갈등까지 없애 주고 곧바로 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추동력을 준다.(267page)

당신의 권위와 명령이 서지 않는다면 더 이상 미련을 두지 말고 그가 당신의 부하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제 그를 당신의 부하가 아님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이제 그를 당신의 부하로 만들기 위한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 시간을 더 끌다가는 회사가 만들어서 당신에게 선사한 '상사-부하'라는 경계 자체가 흐릿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비는 '저절로 착해지는 사람은 없다'는 결론을 통해서 당신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성인은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선량하기를 기대하지 않고 그들이 비리를 저지를 수 없도록 한다.(중략) 반드시 저절로 곧은 화살대를 믿는다면 백 년이 지나도 그런 화살은 없으며, 저절로 둥근 나무를 믿는다면 그런 바퀴는 천 년에 하나도 없다. 현명한 군주는 저절로 선량한 백성을 믿지 않는다. 통치의 기술을 터득한 군주는 우연히 그러한 선을 따르지 않고, 반드시 그러한 도를 행한다."

이는 곧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착하게 만드는 것이고, 충성하게 만드는 것이며, 말을 듣게 만드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비의 표현대로라면 '억센 말을 다루기 위해서는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268page)

부하를 다루는 문제는 단순히 군기를 잡는다거나 혹은 구슬린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이는 부하를 다루고자 하는 태도 자체에서 이미 실격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근원적인 작동의 원리를 채용해서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악역을 마다하지 않으며, 그리고 조직에서 활동하는 것에 따른 상과 벌이 모두 당신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 특히 '상과 벌'이라는 것은 사람을 다루는 데 있어서 핵심 키를 틀어쥐는 것과 동일하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키를 쥐고 있다면 부하는 스스로 부하이기를 자처할 수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좋은 선배 콤플렉스', 혹은 '착한 상사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한 행동 역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이것은 당신의 현실을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269page)

부하를 움직이는 행동에 쐐기를 박는 지름길은 바로 상과 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270page)

부하를 정치적으로 다루라는 것은 당신에게 악덕 상사가 되라는 것도, 더 나아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당신이 온전히 집행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만 하는 제어력과 통제력을 기르라는 말이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것은 타인으로부터 보상을 받거나 혹은 그들로 인해 당신이 편하고자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오히려 지금 있는 당신의 자리를 더욱 굳건하게 만들고, 그 굳건함을 토대로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결코 당신을 위한 무기가 되어 주지 않을 것이고, 도움을 주지도 않을 것이다.(272-273page)

19세기의 한 시인은 '고독'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기뻐하라, 사람들이 모두 너를 찾을 것이다. 슬퍼하라, 그들은 곧 너를 떠나리라.

즐거워하라, 친구가 늘어날 것이다. 슬퍼하라, 그들을 모두 잃으리라.

이 내용은 인간관계의 일반론을 표현한 것이지만, 사실 삶의 포지셔닝에 대한 지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세상은 당신의 처신과 함께 나아간다는 점이다. 더불어 당신이 변해야만 세상도 변한다는 것, 당신이 변하지도 않으면서 세상 사람들이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 뿐이다. 그러니 웃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능력을 발전시키고 관계를 개선하라.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포지셔닝을 한층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p293-2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