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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하루 한 꼭지

오늘 : 일상 6/16

천진 김 2024. 6. 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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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전화가 왔다.

감자를 수확했는데 밭으로 가지러 오라고 하셨다.

휴일이라 집에 있어서 알겠다고 하고 서둘러 밭으로 갔다.

길이 막히지 않아 금방 밭에 도착했다.

오래전 시골이었던 밭 주변은 도시화되어 아파트 건물로 뒤 덮여 있다.

어린 시절 냇가가 흐르고 삼백 년을 넘게 살았다는 은행나무가 있던 시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아파트 단지 뒤편으로 작은 텃밭에 부모님은 농사를  짓고 계신다.

고추, 오이, 가지, 들깨, 파 등을 심어 놓으셨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매일 새벽에 밭에 가셔서 농작물을 보살피신다.

농작물은 농사꾼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단다.

한낮의 뜨거움을 피하기 위해 해가 성을 내기 전인 새벽에 일을 마치려고 하신단다.

오늘도 새벽부터 감자를 수확하시고 전화를 하신 것이다.

매번 갈 때마다 농사일을 줄이시라고 말씀드린다.

나이가 드시고 힘에 부치신다고 하시면서도 일의 량을 줄이 지를 못하신다.

우리 가족이 먹을 만큼만 하시라고 해도 모종을 구입하면 필요한 만큼 심고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고 하신다.

버리기 아까워 나머지도 심게 되니 일의 크기는 언제나 같은 상황이 된다.

이제는 나도 형식적으로 그만하시라 말씀드릴 뿐 말리지 않는다.

아직도 건강하게 계셔주시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기에 그렇다.

두 분 모두 곁에 있는 친구들이 이제는 별로 없다.

다만 점점 뜨거워지는 날씨가 걱정이 될 뿐이다.

잠깐 밭에 나간 것인데 뜨거운 햇빛에 머리가 어지럽고 등이 따가웠다.

세상이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한낮의 뜨거움으로 축 처지는 몸을 일으키기도 힘겨웠다.

안마의자에 누워 선풍기를 틀어 놓고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보냈다.

조금씩 몰려드는 졸음에 깜박이다 읽던 부분을 놓치기를 여러 차례 했다.

아내는 소파에 누워 티브이를 보며 깜박깜박 잠이 들었다.

마루도 더위에 지쳤는지 소파 끝에 널브러져 있었다.

여유롭고 편안한 일상을 보냈다.

지금도 마루는 침대 밑에 배를 깔고 누워 더위를 식힌다.

생각보다는 지나는 하루에 몸을 맡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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