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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선택장애

천진 김 2020. 7. 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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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느끼는 거지만 직장인인 나의 점심 메뉴 선택은 최대의 과제 중에 하나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선택하는 데는 별스럽지는 않지만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어제는 무얼 먹었고 오늘은 무얼 먹고 싶은지 적잖은 고민을 한다.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지만 내게는 유독 식사메뉴를 결정하는 게 어려울 때가 있다.

 


그다지 먹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도 시간이 돼서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메뉴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먹고 싶은 것이 여러 개가 되기도 하고 똑 부러지게 먹고 싶은 것이 눈에 띄지 않기도 해서다.

 


그래서 맛있는 백반집이 주변에 있으면 참 편하기는 하다.

내 선택을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나오는 데로 먹으면 되니 백반집에 가는 것만 결정하면도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계속 먹으면 질리는 게 사람 마음인지라 식당을 결정해야 하는 선택을 마주하게 되고 여전히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것은 어려워진다.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주변이 다 맛난 식당들이라면 다행이지만 선택해 들어간 식당에서 맛의 실패를 얻게 되면 뒤끝이 씁쓸하게 된다.

매일 가는 식당들에서 익숙한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것을 선택할 때의 두려움이 찾아오기는 마찬가지다.

새로 선택해 먹은 메뉴가 실패하면 씁쓸하지만 그래도 그만이다 한 끼 배속을 덮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것을 다음에는 선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인생사도 마찬가지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이 잘못되면 씁쓸하지만 툭툭 털어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고 거기서부터 경험을 얻고 그 선택을 다시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점심메뉴를 선택하고 툭툭 털어버리는 것보다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여러 사정이 다르고 손해를 얻기도 이기는 하지만 툴툴 털어버려야 정신건강에 좋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되돌리기 어렵게 된 일들이기 때문이다.

내 선택을 인정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

결과를 되돌리는데 힘을 쏟아 탈진하는 것보다는 추스르고 다가올 선택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

 


나는 오늘도 메뉴 앞에서 망설이니 점원이 비가 오고 쌀쌀하니 따듯한 순두부를 드시는 게 어떠냐고 권한다.

이럴 때는 고맙다.

내 선택 장애를 단방에 해결해주니 말이다.

 


그래서 난 따듯한 순두부에 수저를 담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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