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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성장일기
노란 병아리 2 본문
그렇게 국민학교 시절을 지났고 나에게 한 번 더 노란병아리가 다가온 시절이 있었다.
중학교 때 일이다.
이제는 알만큼 알텐데도 교문 앞에서 노란 병아리를 파는 아저씨에게 버스비를 털어서 병아리를 샀다.
국민학교 때와 다른 것은 무작정 바라보고 기다릴 필요가 없이 내가 가진 버스비인 회수권(당시에는 종이로 된 버스표가 있었는데 이것을 재 사용해서 회수권이라고 불렀다) 몇 장을 병아리 값으로 받아 주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병아리를 손바닥에 앉고 집 문으로 들어섰다.
집에 들어오며 마주친 아버지의 불호령을 들었던 것이 또하나의 다른 일이 었다.
아버지는 무슨 돈으로 병아리를 산 거나고 물으셨고 나는 해 맑게 버스비로 샀다고 말씀드렸다.
별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오판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서 바꿔오지 않으면 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말라며 엄한 얼굴로 화를 내셨다.
나는 엄한 아버지의 얼굴에 어쩔 줄 모르고 다시 되돌아 학교로 갔다.
버스비는 이미 사용했고 다시 가려면 걸어서 가는 길 밖에는 없었다.
30분이 넘는 길을 두손에 병아리를 앉고 울면서 걸어 갔다.
아버지의 추상같은 소리에 겁을 먹어서 울면서 가면서도 학교에 가면 병아리를 판 아저씨가 있을 것이고 다시 돈으로 바꾸어 올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으니 지금 생각하면 답답했던 녀석이다.
그렇게 도착한 학교의 정문에는 아무도 없었다.
망연자실한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몰라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이제는 집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런다고 병아리를 판 아저씨를 찾아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된 것이다.
그자리에서 우두커니 서서 병아리를 팔던 곳만 바라보던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를 결정했다.
어차피 혼난 것이고 되돌릴 수도 없으니 집에가서 사정을 얘기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학교에서 다시 집으로 방향을 돌리고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시간은 어느덧 어둑해지는 저녁 어스름이 되었다.
당시 나의 아버지는 굉장히 엄한 분이셨고 나는 아버지를 무서워 했다.
집에 가는 동안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이대로 들어가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쫒겨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덜컥 겂이 났고 다른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야 했다.
그렇게 걷다보니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는 작은 어머님이 사시는 집이 있었다.
나는 순간 작은 어머님에게 부탁드려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작은 어머님댁의 문을 두드렸다.
아무도 인기척이 없었다.
아마도 출타하신 것 같았다.
어린 마음에 내가 집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은 엄마가 돌아오시기를 무작정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점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고 나는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제는 더는 기다릴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할 때 쯤 작은 어머니가 시장을 보시고 돌아 오셨다.
나는 두 손에 병아리를 들고 울면서 말했다.
'작은 엄마 이 병아리 좀 사주세요. 그래야 집에 들어갈 수 있어요.'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내가 울먹이며 말하자 작은 어머니는 나를 진정시키고 얘기를 들으신 후 웃으면서 병아리를 사주셨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는데도 나는 늦어서 집에 가야한다고 말하며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아버지에게 병아리를 바꾸어왔다고 말하며 돈을 보여주고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디서 그런 생각이 났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대견 스럽기도 하다.
아마도 아버지는 아시고 계셨을지 모르겠다.
작은 어머님은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어린 조카를 위해 필요도 없는 병아리를 흔쾌히 사주시는 너그러운 마음을 보여주신 것에 항상 감사한다.
지금은 다들 잊으신 얘기겠지만 나의 마음 속에는 고마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추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