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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겁쟁이

천진 김 2020. 8. 1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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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돈을 빼앗기는 삶을 살았다.

어려서 태권도도 배웠고 싸우면 지지 않을 것 같은데도 덩치 크고 못된 친구들에게 괴롭힘과 갈취를 당했다.

그 당시 내가 왜 그렇게 못나게 행동했는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겁쟁이' 이 단어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맞아서 그 친구가 다치면 어쩌나 하는 괜한 망상을 하며 비폭력 자라는 금테를 드렸던 것 같다.

 


어느 날 친구가 하도 놀리기에 늘씬하게 두들겨 준 일이 있었다.

그때는 얼마나 때렸는지 다음날 내 주먹이 부어올랐었다.

그 주먹을 보면서 그 친구는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며 다음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렇게 약자에게는 힘을 과시하는 못난이였다.

 


그러나 난 나보다 힘이 세거나 불량서클 모임의 회원인 친구들에게 대항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꼬리를 내리고 갈취를 당하는 학생이 된 것이다.

불의와 잘못에 대항하고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비겁함과 겁쟁이인 자신을 책망하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초라한 인생이 된 시작이었던 것 같다.

 


지금 그때로 돌아가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면 가르쳐주고 싶다.

한 번 불의에 굴복하게 되면 차츰 물들고 당연해져서 너 자신의 권리와 몫을 빼앗기고도 꿈틀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이다.

 


불의와 힘에 맞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스스로 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 불의와 힘은 더 커지고 나중에는 그것에 짓눌려 나의 소리는 허공으로 갈라질 것이다.

지금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나의 소리가 잊힌 지가 언제인지를 모르겠다.

아니 소리를 내어 본적이 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세상은 감내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소리를 내려면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나를 둘러싸고 움직이는 시대적 흐름과 시간적 흐름이 무엇인지 통찰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장하는 사람에 맞서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결코 굴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고 내 소리를 듣게 하려면 상대의 소리를 듣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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