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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것

천진 김 2020. 9. 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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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빠르게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빠르게 적응하면서 자리를 잡아가야한다.

그러나 세월은 우리를 그 자리에 두지 않고 늙음이라는 시간을 부여한다.

지금의 세상을 적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앞서가는 기술을 쫒아가려하여도 반응력이 낮아지는 노년을 맞이하면 달려가는 기술의 속도를 맞추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속도를 쫒다 잠깐 한눈을 팔면 저만치 가 있는 기술을 쫒다가 털썩 주져앉게 된다.

 


이제는 은행이나 관공서 등에서 대면업무보다는 전자기기를 통한 업무처리가 많아지고 있다.

인건비를 줄인다는 미명아래 행해지는 비대면 거래는 우리 시대의 기초를 세웠던 노인분들에게는 불편한 현실이 되어간다.

 


노인들은 기계 앞에서면 점점 더 나이듦을 한탄할 수 밖에 없음이 안타깝다.

몇 번을 배웠는데도 다시 기계 앞에서는 머릿속이 텅비어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기 일수다.

예전 같으면 큰소리를 치며 강짜라도 부릴텐데 이제는 그마져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버려서 잔뜩 어깨를 움츠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청해야하는 신세인 것이다.

 


그 도움을 받아야하는 것과 기억해내지 못함으로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해야하고 뭔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하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늙으면 죽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사는 분들도 계시다.

 


물론 모든 노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지금 이 글은 쓰레기다.

나의 감정만 깃들었고 뭔가를 써야한다는 압박에 휘갈기는 글이다.

왜 나는 소재를 발굴하지 못하는 것일까?

나의 하루가 글의 소재가 될 만한 일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글의 소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관찰의 힘이 없는 것이다.

내가 사는 시간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여유를 갖는게 우선인 것 같다.

 


어제는 친한 후배의 아버님이 타계하셔서 빈소에 다녀왔다.

빈소에 들어서는 순간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문상을 마치고 나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인사를 하는데도 그리 반갑지 않아 보이는 모습이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런데 나에게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런 상황이 예전의 나였다면 생각을 곱씹고 신경이 쓰여서 잠을 잘 못이루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경이 덜 쓰였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일이니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이제는 제법 독서라는 녀석이 나의 무의식에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해주는 역할을 시작한 것 같아 기분이 묘해졌다.

시간의 흐름에 자신을 맡기는 방법을 알아가는 중인 것 같았다.

누군가가 뭐라하더라도 내가 해야할 일만 하면된다는 마음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좋다.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나도 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받은 것 같아서 행복하다.

나를 믿고 밀고 나가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신호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자 앞으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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