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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즐거움/그냥쓰기

두번째 산책

천진 김 2022. 5. 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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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핑계를 대고 잠자리에서 5분 만을 되네이며 아침 산책을 건너 띄었다.
낮에 잠깐 동네를 걷기도 했으니 산책을 안 한 것은 아니라고 위안을 했다.
그리고 어제 논어를 읽으며 내가 잘못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에게 나는 조언이랍시고 내가 책에서 읽은 것들을 말해주곤 한다.
나는 정작 해내지 못하면서 아들은 그렇게 해야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가 설탕을 너무 좋아해서 어떻게하면 줄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어머니는 간디에게 찾아가 당신이 아이에게 얘기해주면 듣지 않겠느냐며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간디는 바로 아이에게 말하지 않고 어머니에게 3주 후에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3주 후에 다시 찾아가니 그때서야 간디가 아이에게 설탕을 줄여야하며 설탕이 몸에 좋은 것이 아니라는 조언을 하더란다.
그래서 어머니가 지난번에 그렇게 말씀해주시 왜 이제서야 그렇게 얘기하시냐 묻자.
간디는 자신도 설탕을 무척 좋아한다며 3주간 내가 설탕을 줄일 수 있는지 알 수없어 스스로 해보니 줄일 수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제야 그런 조언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 것이라 말했다.
공자는 자신이 하기 싫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 라(기소불욕 물시어인)고 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해보기로 다짐했다.
아침 산책을 위해 나태해진 뇌에게 새로운 신호를 보내고 잠자리를 떨치고 일어났다.
일어나기 싫은 나를 다독이고 일어나 옷을 입었다.
그렇게 길을 나섰고 내가 정한 천보산 입구로 들어섰다.
이제는 자신을 불태우고 아스라이 지고 있는 철죽과 아카시아를 지르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가벼운 산책길을 나아가다 갈래길을 만나자 어찌해야하는가의 결정이 찾아왔다.
나는 더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산비탈을 올라 조금더 올라가니 나즈막한 바위에 시야가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작은 숨을 헐떡이며 올라와 맞이하는 전망은 산들바람과 만나 나를 선선하게 했다.

아침 출근길이 가까워 더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에 족하기로 했다.
가벼운 복장으로 갔던 길이라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와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의 담벼락은 한계를 모르는 담쟁이들이 자신을 뽑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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